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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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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이분 댁은 베어그릴스 도시락인데...
- 허니버터라이츄님, 이 글에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마이삭 지나가고 난 바로 다음 날 일이죠. 학교 가려고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랑곡나방 저리 가라 할 수준의,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나방이(과장 좀 보태서 어지간한 배추흰나비보다 더 큰 크기였습니다.) 공포스럽게 계단참 위를 날아다니고 있는 겁니다. 저는 어찌어찌 내려가는 데 성공했는데, 밑 집 사람은 결국 잡혀버려서 지나가던 저희 할머니에게 구조 요청을 보낸 듯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저께 일인데, 아침에 나갈 때 건물 현관 앞에서 새끼처럼 보이는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녁때쯤 돼서 어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죽치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타이밍 좋게 다른 놈이 들어온 건지 잠자리 한 마리가 딸려 들어온 겁니다. 한참을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아시다시피 잠자리 특유의 엄청난 기동성에, 색도 어두워서 스텔스 기능까지 장착되어 있던 놈인지라 잡는 게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결국 신발주머니 위에서 어머니에게 발각된 뒤, 도주를 시도하다 천장에서 검거되었습니다. 그나마 이 녀석은 적당히 훈방 조치되긴 했습니다.
이마저도 끝이 아닙니다. 같은 날, 저녁 식사를 끝내고 벽을 봤더니, 이번에는 연한 초록색의, 나름 큰 날벌레가 그 위를 기어 다니고 있더군요. 잡아야 하긴 하는데, 잡으려면 의자를 놓고 올라가야 하는 위치에 있었고, 전 연약한 식탁 의자에 올라가기엔 너무 무거웠습니다. 결국 이도 저도 못하고 있는 와중에, 벌레가 잡기 힘든 위치인 부엌 전등 방향으로 기어가는 겁니다. 뭐 전등 밑으로 들어가기 전에 어머니가 잡긴 했지만요. 이 녀석은 아까와 달리 따로 훈방 조치를 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미안하지만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이 와중에 또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데, 태풍이 이번엔 대체 얼마나 셀지, 그리고 이번엔 도대체 어떤 벌레들이 집을 침공할지 걱정되는군요.
+) 이게 누군가를 본문에서 호출한 상태에서 글을 수정하려고 하면 AJAX 오류가 납니다. 해결 방법은 해당 사용자를 다시 호출하는 것밖엔 없는데, 이때 호출 알림이 여러 번 갔을까 걱정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