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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0003287384

모바일 게임 세계 3위 부활… 넷마블


한 달 매출액 2060억원, 하루 평균 접속자 215만명. 게임 기업인 넷마블게임즈가 작년 12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출시 첫 1개월 성적표다. 세계적 붐을 일으켰던 '포켓몬 고'의 성적(첫 달 매출 2억650만달러·약 2409억원)과 맞먹는 기록이다.

5~6년 전 이 회사는 연전연패(連戰連敗) 늪에 빠져 있었다. 2011년 내놓은 게임 11개 가운데 성공작이 전무했다. 8개는 개발 도중에 중단하는 쓴맛을 봤다. 총매출의 30%를 차지하던 게임 '서든어택'의 판권(販權)도 넥슨에 빼앗겼다. 2012년 넷마블은 66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침몰하는 전함'으로 불리던 넷마블은 그러나 지난달 12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 13조원으로 한국 게임 업계 1위에 올랐다. 올 3월에는 세계 매출 3위 모바일 게임사가 됐다. 기적처럼 부활한 넷마블의 비밀을 WEEKLY BIZ가 해부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전략으로 시가총액 13조원 규모 게임 회사를 일궈냈다. 사진은 넷마블의 성공을 이끈 게임 캐릭터. 왼쪽부터 ‘몬스터 길들이기’, ‘하운즈 리로드’, ‘세븐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의마블’.
/ 넷마블

1. '데이터' 활용한 마케팅·품질 관리

방준혁(49) 넷마블게임즈 현 이사회 의장은 2000년 3월 넷마블을 창업했다. 그는 게임 포털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넷마블을 2004년 CJ에 매각했고, 2006년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고 퇴진했다. 그러나 방 의장이 빠진 넷마블은 잇따른 시행착오와 신작 부진으로 휘청거렸다. 그는 창업자로서 회사가 무너져가는 것만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해 2011년 6월 고문으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그는 매주 월요일 주간 회의를 주재하며 데이터와 벌이는 '전쟁'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특히 '데이터'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일례로 사내 회의실 대형 스크린엔 게임별 하루 평균 사용자 수(DAU·daily active user) 추이가 365일 24시간 뜬다. DAU가 감소하는 날에는 최장 8시간 이어지는 마라톤 대책 회의가 즉각 열린다. 새 캐릭터 추가, 게임 재화 투입 등 DAU 상승을 위한 아이디어가 총동원된다.

올 5월 말 넷마블 대표작 '세븐나이츠'의 국내 매출 순위가 6위로 떨어지자, 이 회의에서 새로운 캐릭터 '플라튼' 공개라는 대응책을 내놨다. 그 결과 이 게임의 DAU는 60% 넘게 늘었고 매출 순위는 이달 초 3위로 치솟았다. 세븐나이츠는 올 들어 9차례 업데이트됐다. "넷마블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필살기(必殺技)는 '데이터'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출과 점유율 관리는 물론 마케팅과 품질관리 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김동희·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전체 직원 약 600명 가운데 500명이 데이터 분석, 트렌드 추적, 신사업, 게임 품질관리, 업데이트·이벤트 운영 등을 맡고 있을 정도다. 이용자 800만명 데이터를 활용한 '크로스 프로모션(교차 홍보)' 기법도 구사한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첫 화면에 '모두의 마블' 캐릭터 업데이트 정보나 세븐나이츠 이벤트 날짜를 알려주는 식이다.

2. 스피드+집중력으로 경쟁사 제쳐

넷마블은 CJ그룹 계열사 시절 의사 결정이 늦은 관료주의적 회사였다. 대면(對面) 회의를 꺼리고 직급별 단계에 따라 보고하는 의사소통이 횡행했다. 이런 폐단을 고치기 위해 2012년 방 의장은 여러 군데 흩어져 있던 임직원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한 건물에 모았다. 현재 넷마블과 넷마블이 지분을 투자한 게임 개발사는 모두 구로 넷마블 타워 9~20층과 건너편 대륭포스트타워2차 17~18층에 입주해 있다. 반경 100m 안이다. 이후 넷마블에선 기획자와 팀장, 본부장, 개발사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원스톱' 결정을 하는 게 철칙(鐵則)이 됐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장악하고 있는 한국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고 차별화하려면 속도감(스피드) 있는 결정·실행과 회사의 에너지를 한데 모으는 집중력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봤다."(방준혁·이사회 의장)

실제로 넷마블은 매출이 2000억원 남짓하던 2011년 '향후 5년 내 매출 1조원 달성'을 비전으로 내걸며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해부터 2013년까지 오후 1시-3시-5시 등 시간 단위로 게임 개발 스케줄을 짰고, 방 의장을 위시한 경영진과 대다수 임직원이 '주중(週中) 5일 밤샘 야근, 2일만 귀가(歸家)'를 밥 먹듯 했다.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를 2~3주 앞두고 집중적으로 일하는 '크런치 모드(crunch mode)'를 운영한 것이다. 크런치는 '으드득 부서지는 소리'라는 뜻으로 게임 업계 특유의 강도 높은 야근과 철야 근무를 말한다.

이런 노력은 넷마블이 목표보다 1년 빠른 2015년 국내 게임 기업 가운데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한 원동력이 됐다. 올 2월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 개발 자회사인 넷마블네오 직원에게 총 120억원대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넷마블 상장을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주식 매수 선택권)도 부여했다.


3. 中 자본 유치… 美 회사 인수

넷마블의 또 다른 승부수는 자본 유치다. 2014년 3월 중국 최대 게임 회사인 텐센트(騰訊)로부터 5억달러(약 5330억원)를 끌어들인 게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이 자금을 이용해 CJ가 갖고 있던 넷마블 지분과 개발사 지분('세븐나이츠'를 개발한 넥서스게임즈, '모두의마블'을 개발한 엔투플레이 등)을 사들였다.

"연 매출 1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넷마블 입장에선 대기업으로부터 독립하고 모바일 게임사를 인수하는 일이 절실했는데, 텐센트의 자본이 구세주 역할을 했다."(안타 라이·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 텐센트는 지금 넷마블의 3대 주주(지분 22.2%)다.

2015년 3월에는 넥슨과 벌인 경영권 분쟁으로 골치를 앓던 엔씨소프트와 제휴했다. 넷마블은 자사주 3800억원어치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방어해주는 대신, 인기 게임인 '리니지2'를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지난해 이스라엘의 소셜 카지노 게임 기업 플레이티카 인수전에 나섰다가 패퇴했으나 올 2월에는 미국 모바일 게임사 카밤(Kabam)의 밴쿠버 스튜디오를 1조원에 인수했다. 북미 소비자 취향에 특화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이 회사는 넷마블이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전초(前哨) 기지로 꼽힌다.

4. '無직급주의'… 고참도 신입에게 존댓말

야구 게임 '마구마구'를 10년 이상 즐겨온 지원자, 게임 판타지 소설을 12권 집필한 작가, 온라인 게임 방송 BJ(방송 진행자)…. 2014년 CJ로부터 분리된 후 '블라인드 면접'으로 신입 사원을 뽑는 넷마블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단면이다.

넷마블만큼 학벌에서 자유로운 기업도 드물다. 창업자 오너 경영인인 방준혁 의장부터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교를 중퇴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졸업장만 갖고 있다. 방 의장은 "명문대 출신이 많은 회사에서 일해보니, 이들은 말과 생각만 앞설 뿐 행동이 느려 우리 회사에선 '블라인드 채용'을 상례화했다"고 했다. 일례로 3년 전 입사한 권오성씨는 넷마블 게임 '다 함께 차차차'의 열혈 이용자였다. 전국 1위 기록 보유자(게임 점수 1억점 취득)를 내세워 입사에 성공, 이 게임의 프로젝트 매니저가 된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는 데 매우 효율적인 창구이다."(김홍석·서강대 미디어테크놀로지 에듀케이션센터 교수)

팀장 이하부터는 직급이 일절 없고, 입사 연차가 높은 사원도 신입 사원에게 존칭을 쓰는 것도 특이하다. 유교적 연공서열 문화가 아니라 능력과 참신함, 시장과 소통하기를 중시하는 실용주의 기업 문화다. 넷마블은 신입 사원을 주로 품질관리팀(SQC)에 배치하는데, 게임을 출시하려면 직급이 아무리 높은 임직원도 품질관리팀의 피드백과 평가를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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