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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루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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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니지2:레볼루션 즐기는 ‘린저씨’ 이력서
우선 린저씨는 ‘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다. 1997년에 출시된 PC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초기부터 꾸준히 하면서 게임에 돈과 시간을 많이 쓰는 ‘게임 폐인’급 사용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비교적 그 부정적인 뜻이 옅어져서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즐기는 사용자를 칭한다. 100% 부정적인 의미가 없어진 건 아니다.
이 체험기를 쓰는 기자의 나이는 만 31세 남자로 국민학교가 초등학교가 될 시기를 전후해 수퍼패미컴으로 게임을 즐기고 PC로는 도스(DOS), 윈도95 시절부터 ‘고인돌’과 ‘페르시아의 왕자’,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등을 즐겼다. PC온라인게임 리니지1을 ‘모뎀’으로 플레이하다가 통신비 고지서를 확인한 어머니에게 등짝을 맞아본 게임광이다.
e스포츠 시대를 연 스타크래프트가 유행할 때는 반 대항전에서 대표를 도맡아 했다. 디아블로2는 약 2년간 즐기는 등 블리자드에서 출시한 게임은 오버워치 정도를 제외하고 구매하지 않거나 해보지 않은 게 없다.
한때 리니지1의 ‘성주’였던 친형을 등에 업고 수능 직후(2004년) 3개월간 리니지 폐인으로 살았다. 다행히 대학 생활에 재미를 느껴 폐인 생활을 벗어났지만, 곧 워크래프트3 ‘사용자 제작 맵’인 카오스에 빠져들어 ‘롤(LoL·리그오브레전드)’ 폐인까지 될 뻔했다.
취업 준비 때문에 군 제대 후 게임을 잠시 접었지만, 취업 후에도 게임광의 생활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 출시한 세븐나이츠에 월평균 5만원을 과금하며 길드를 운영하다가 지금은 ‘리니지2:레볼루션’에 심취해 있다.
결혼을 앞둔 기자의 월급은 곧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 아닐 수 있기에 단단한 각오로 이 체험기를 작성 중이다. ‘린저씨라니 한심하다’고 할 독자들 중 한명이라도 이 체험기 덕분에 모바일 게임 광풍을 이해하게 됐다고 하면 심히 기쁠 것 같다.
◆ 한달 만에 40만원 결제...그래 난 ‘은수저’ 물었다
- ▲ 기자의 리니지2:레볼루션 과금내역. /김범수 기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리니지2:레볼루션 출시 직후부터 1월 21일(애플 영수증 발행일 기준)까지 미국 달러 기준으로 리니지2:레볼루션에만 326.5달러를 썼다. 우리 돈으로 약 40만원에 달하는 돈이다. 남성용 생가죽 구두를 살 수 있는 돈이자 코트 한벌 값, 국내 브랜드 남성 정장 1벌 값이다.
모바일 게임은 초반 게임을 쾌적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여러 상품을 묶어서 판다. 이를 패키지라고 한다. 게임 내에서의 현금처럼 쓰이는 재화, 가령 다이아몬드를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이 낫다.
기자는 이 게임을 꾸준히 즐기겠다는 생각이었으므로 6가지 패키지 상품에 약 20만원을 쓰고 시작했다.
게임을 즐기면서 클리어하는 퀘스트, 달성하는 레벨과 취득하는 아이템 등에 따라 게임 내 재화를 보상으로 주는 형태의 패키지가 많은 데, 장기간 게임을 할 이용자라면 패키지 효용성이 높다. 레벨이 올라가면 패키지에서 재화가 많이 쏟아진다.
금수저는 아니지만 적어도 은수저를 물고 게임을 시작한 셈이다. 흙수저 인생을 살았던 기자지만, 게임 내에서만이라도 은수저로 비교적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중간중간 조급한 마음에 만원 단위 단품 아이템을 구매했는데, 상당히 효율이 떨어지는 선택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시작한 친구 또는 직장 동료에 비해 높은 수준의 레벨(90)과 전투력(약 22만)을 보유중이다. 현재 함께 즐기기 시작했던 무과금 사용자나 소과금(10만원 미만) 사용자 전투력의 2배 이상이다.
돈은 게임이라는 노동의 시간을 줄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레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되기 때문에, 돈 맛을 보려면 시간 투자도 필수다.
- ▲ 기자는 한때 상위 1%에 진입한 적이 있다. /김범수 기자
기자는 플레이어간 대결을 벌이는 전장에서는 약 500위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상위 1% 수준이다. (너무 자랑하는 중인가.) 현재 가입하고 있는 혈맹(유저 커뮤니티)은 상위 1%인 50위대(서버당 평균 5760개의 혈맹이 있음)를 유지하고 있다.
상위 1%에 들어가는데 30만원을 썼는데도, 중간중간 느껴지는 불편함은 있었다. 요런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1만원 정도야’라는 생각으로 자꾸 쓰다보니, 한달 만에 약 40만원의 지출이 발생했다. 솔직히 너무 털린다는 생각도 했다.
◆ 돈 안쓰면 게임 내 보상 적다...그래 세상은 그런 거다
- ▲ 기자가 1개월간 ‘리니지2:레볼루션’ 플레이하면서 키운 캐릭터. /김범수 기자
돈 들여 나름대로 상위권에 진입한 성적이지만, 뭔가 ‘부족함’을 자꾸 느끼고 있다. 아무래도 게임 내 경쟁시스템 영향이 크다.
천천히 게임을 즐기려고 마음을 먹어도 앞서 나가는 사용자가 워낙 많다보니 따라잡으려고 하다가 허리가 휘는 셈이다.
캐릭터 성장에 ‘한계’가 없다는 특징 때문이다. 레벨은 120이 현재 최고치지만, 쉽게 구할 수 없는 ‘유니크 아이템’을 얻는 것을 넘어 해당 아이템을 ‘강화’, ‘초월’하고 해당 아이템에 장착시킬 별도의 아이템을 또 성장 시켜야 한다.
별도로 스킬이나 룬, 엘릭서 등에 게임 재화를 투자해 전투력을 올려야 할 부분이 많아, 캐릭터의 ‘완성’이라는 최종 목적지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내용은 2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게임 출시직후부터 시작한 탓에 돈을 효율적으로 못 쓴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신규로 게임에 진입하는 유저라면 약 20만원 가량의 돈을 써야 플레이만으로 게임 재화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출시 후 1개월이 된 지금은 ‘적은 돈을 효율적으로 써서 즐기는 법’, ‘무과금으로 게임을 즐기는 법’ 등이 나왔으니 신규 사용자는 참고하는 것이 좋다.
분명히 과금을 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 내 보상이 짠 편이기 때문에 답답하다. 그럼 돈 안쓰고 안 즐기면 되지않냐는 질문에는 ‘재미있어서 한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20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는데, 이 내용은 3편에서 다룬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4/2017012402779.html?main_top#csidxbc54beab65b8a7187c65b1d19955e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