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 국내산라이츄
- 조회 수 250
이게 약간... 비유하자면 이런 거예요.
내가 남친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이걸 차? 말아? 이러고 있는데 남친이 차버린거죠 ㅋㅋㅋㅋㅋㅋ
표면상의 이유로는 일하는거랑 사람들하고 못 어울리는거라는데 되게 웃긴게 부장이 그런 말 할 입장은 아니라는거죠.
일단 일 가지고 걸고 넘어진 거에 대해 반박을 해보자면(이부분은 엄마도 반박불가)
1. 매일 실험실 경비 잠금을 제가 해제합니다. (불켜고 준비까지)
2. 애초에 일을 지시할 때 부장이 6하원칙 중 ‘언제’를 빼먹습니다. 즉 일을 지시할 때 데드라인이 없음. (누가랑 왜는 솔직히 생략해도 되는데 데드라인이 없으면 저는 이걸 급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미뤄버립니다)
3. 저만 모니터 하나여서 예전에 그 얘길 했었는데 동료가 부장님 모니터 갖다 쓰셨으면 좋겠다고 한 적 있었습니다. 보고드리러 가면 부장님은 블로그(골프 관련 블로그)랑 카톡 켜놓고 있고 저는 브라우저 하나에 포럼 논문 구글(검색하려고) 법령 등등...
4. 일을 안 줍니다. 제 쪽에서 먼저 시키실 거 없냐고 매번 물어봅니다.
5. 솔직히 저 포덕인거는 덕밍아웃해서 사람들도 알긴 알아요. 근데 제가 일하다가 레이드를 뛰러 가길 했나요 희귀한 포켓몬 떴다고 나가길 했나요? 그런 적 없습니다.
그리고 교류 문제인데...
이건 저랑 다른 부서원들이랑 성별은 같은데 관심사가 아예 달라서 그렇습니다. 저는 보통 남성분들이 많이 관심 가지는 게임이나 전자기기쪽이 관심사이고(그래서 남자분들이랑 말이 잘 통합니다) 그 분들은 화장품이나 옷? 그리고 그분들 저빼고 다 커플임. 공통분모가 아예 존재하질 않습니다.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아예 안 친한 것도 아니고 얘기 하는 거 듣고 있을 뿐인거예요. 일 하는데 지장은 없을 정도의 친분(온라인 게임 친밀도 레벨로 치자면 약간 친함 정도)은 유지하고 있었고요. 같이 부장님 욕 하면서 ㅋㅋ
다음으로 부장 자체의 문제입니다.
1. 핵산 추출에 대한 지식이 1도 없습니다. 사장님도 그거 알면서 뽑았고요. 뭐 주주총회에서 순이익 몰라서 개쪽당하시는 분이니 어련하시겠습니까마는.
2. 시약 관련해서 클레임이 들어온 적 있는데, 이게 용액 색깔 관련된 거였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이게 무슨 염료이고 왜 이렇게 되는 건지를 찾아봐야 정상인데 연구소장이라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그게 그렇게 문제되면 물감 타라고 해!” 근데 이거 물감 타면 실험 망할 수 있습니다.
3. 컴퓨터로 블로그(골프 블로그)와 카톡 외에 다른 걸 하는 걸 못 봤습니다. 논문 읽는 것도 못 봤어요. 전 진지하니 궁서체.
4. 자주 어울리는 차장님이 있는데 그 분이랑 항상 담배를 피러 나가십니다.
5. 행정쪽 관련해서... 원래 영업허가 관련된건, 사람을 뽑을 때 거기까지 준비가 되어 있었어야 정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얘기했을겁니다. 준비가 안 되어 있더라도 관리자가 해야 할 일이고요. 그거에 대해 이의제기를 했는데 아주 엿같은 이유(너도 알아야 한다 뭐 이런)를 갖다 붙이더라고요. 모르는 사람 대하는 것도 싫어하는데다가 연구원이고, 실무를 빨리 익혀도 모자랄 마당에 사무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6. 이것도 행정쪽 관련인데, 데드라인이 5월 21일입니다. 그것도 모든 서류 제출이요. 첫빠따에서 막히긴 했는데 그 처음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작성 제출 심사까지 두 달 걸립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가 물어보지 않으면 그 쪽에서 먼저 말 안 해줍니다(시켜먹을 거 있을 때 말고요).
그리고 회사 차원에서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중소 안 가는구나 싶을 정도.
1. 야근수당이 있긴 한데 받기가 뭐같아서 그냥 야근을 안 합니다. 이 수당도 차장급 이상은 안 나옵니다. (그래서 대부분 야근 안 함)
2. 수습이 3개월인데 처음 1개월동안은 실무교육을 하고 그걸 바탕으로 시험을 봅니다. 시험에서 외운 것 중 일하면서 쓸모있는 건 회사 주소 뿐입니다. 사업자등록번호나 사장님 이름은 물론 업태 업종 다 외워야 합니다. 정말 1도 쓸모 없습니다.
3. 도서지원 제도가 있긴 한데 책 가격 제한때문에 의미는 없습니다. (12000원+10%) 차장님이 올려달라는 얘기도 해 봤으나 온갖 지리멸렬한 멘트와 함께 회사에 돈이 없어서 안되겠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얇은 책이나 요리책만 신청하는데 가격때문입니다.
4. 연봉이 면접때 제시한 거랑 다릅니다. 월급에서 식대가 10만원씩 까입니다. 따로 식대를 주지는 않습니다. 수습때는 주긴 주는데 7000원 제한 있고 만원 넘어가면 눈치 줍니다.
5. 연차도 사용하기 일주일 전에 결재가 완료되어야 합니다. (29일에 연차 쓰려면 22일에 결재가 완료되어야 함) 당일에 아파서 연차쓰려면 진단서를 가져가야 합니다. (증빙서류가 필요하고 그 이유도 타당하지 않으면 연차로 인정이 안 됨) 또한 특정 날짜에는 연차를 쓸 수 없습니다. (창립기념일 전날이나 종무식, 체육대회)
그리하여 어제 회사와 빠른 손절을 마쳤습니다.
솔직이 오전에는 많이 울었는데, 오후에는 그 때문인지 오히려 차가워지더라고요. 내가 이럴 때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자리에 있던 서류 파쇄 및 컴퓨터 세팅 해제, 자료 넘겨주기, 실험대 정리까지 순식간에 마치고 끝났네요.
연락처는 제가 좋아하는 그 분 빼고 다 지웠으니 이제 모르는 번호 안 받을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분한테 마지막으로 좋아했다는 말을 하고 나왔다는 거...?
추천인 1
작성자
댓글 28
타이밍 문제였을 뿐이예요 ㅋㅋ
브금: 10cm-몽땅 망해라
그럼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죠! 심지어 절이 아니라 무당집이었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화이팅입니다~
ㅋㅋㅋㅋ 무당집도 잘 안 나가는 무당집이요 ㅋㅋㅋㅋㅋㅋ
부장이... 전형적인 무능력한 상사네요. 이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회사 생활 피곤해진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었나 보네요. 그래도 일찍 털고 나오신 게 다행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그 분이랑 잘 되시길 빕니다 ㅋㅋㅋ
언제나 그렇긴 합니다만, 쓰고 보니 저 왜 이리 아저씨같죠
아제르엘?
가설을 세워보겠습니다. '제르엘은 고2인 척하는 40살 먹은 백수다.' 하지만 이 가설은 제 주민번호 뒷자리가 3으로 시작하는 걸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좋...을때구먼......)
어차피 남고라서 주변에 남자밖에 없습니다.
(주륵)
아 미안하지만 이미 새드엔딩입니다.
Aㅏ... 안타깝네요...
글에서 빡침이 느껴지네요.
웃긴거는 중소기업뿐만아니라 대기업도 그런 월급 루팡이 있다는사실! (그래도 요즘엔 월급루팡들은 정리되어가는 추세이지요.)
근데 중소기업에 "이 사람은 왜 이 직책을 어떻게 달았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실무가 전무한 사람이 있습니다.
근데 그런 사람들은 부하직원이 모르는 아~주 간사함이 몸에 밴 사람입니다.
저도 퇴사를 외칠때 갖가지 회사 욕을 하던게 생각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힘내세요! 그런 말이 있어요. 똥차 뒤에 벤츠온다.
근데 글을 읽다보니 마지막줄이 진짜군요?
(기분탓입니다)
CEO
마지막 줄.....은...... 과연?
(하편에서 계속)
하편 없어요 여기서 완결입니다
완결이라뇨.. 아아.. 아아아...
ㅠㅠㅠㅠㅠㅠ
브금은 혁오의 LOVE YA!를 재생하겠습니다!
(예?)
마지막줄이 이글의 킬링파트고 어쩌면 스포어에서 최초의(???) 설레는 부분이네요
데얼 이즈 노 컨티뉴 맨...orz
궁금해서 현기증 나니깐 빨리빨리 하편을 쓰세요...!!!!
완결인데 뭔 하편이예요 이사람아
죄송함돠
다음 직장 대기업 입사할때까지 화이팅!
훌쩍..힘내세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