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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산라이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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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놀고 앉아있는 기념으로 이번주는 주 2회입니다. 근데 11월 말일까지는 놀고 앉아있을 예정이긴 함
1. DNA를 복붙할 수 있다고?
PCR은 polymerase chain reaction의 줄임말입니다. 중합효소 연쇄 반응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과학자들도 귀차니즘이 극에 달해서 웬만한 건 다 줄여서 부릅니다. Taq polymerase를 택폴이라고 부른다던가 ribulose 1,5 bisphosphate carboxylase oxygenase는 루비스코라던가 이뮤노글로불린(항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Ig로 줄인다던가...... 뭐 그렇죠. 이외에 독특한 네이밍 센스도 좀 있긴 한데 그건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개드리겠습니다 ㅇㅅㅇ
폴리머레이스는 사람 몸에도 있고 이게 DNA 폴리머레이스, RNA 폴리머레이스 종류별로 있습니다. 전자는 DNA를 복제할 때 움직이고 후자는 DNA를 전사(DNA-RNA-protein 과정 중 DNA에서 RNA를 뽑아내는 과정)할 때 움직입니다. 여튼 이걸 어디다가 써먹긴 써먹는다는 거죠? 그런데 대체 이걸 어디다가 써먹지?
여러분은 글이나 코드같은 거 복사할 때 ctrl+c, ctrl+v로 복붙을 하죠? 이 때 마우스로 블록을 지정해서 원하는 부분만 복사 후 붙여넣기도 가능하고, ctrl+A를 이용해 전체를 복사한 다음 붙여넣을 수도 있어요. 그렇죠? 근데 이게 DNA에서도 가능하다면 믿겨지십니까? 그렇겠죠 믿기 힘드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번 강의에서 DNA가 잘린다는 걸 보고 놀라셨잖아요. (급 이해) 사실 DNA를 시퀀스 인식 없이 무작위로 그냥 잘라제끼는 효소, RNA를 잘라제끼는 효소도 있긴 합니다. (이건 실화예요. 그리고 사람도 가지고 있고요) 그 중에서도 RNA를 잘라제끼는 효소는 정말 금강불괴라도 둘렀는지 이건 뭐 열을 가해도 안 죽고 뭐...... (엄지척) 여튼 각설하고, 그래서 DNA를 복붙할 수 있다고? 이게 뭔 소리?
자 그럼 PCR의 5대 요소를 먼저 설명드리고 이게 어떻게 DNA를 복붙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 PCR의 5대 요소
아 이거 뭐 거창하게 했지만... 5대 요소는 간단합니다.
-복사할 DNA(원문)
-primer(블록 지정)
-polymerase(ctrl+c, ctrl+v)
-dNTP(글자)
-buffer(...손가락?)
이렇게 됩니다. PCR기기도 있어야 하지만 넘어갑시다
복사할 DNA는 말 그대로 PCR을 통해 양을 불릴 DNA를 말합니다. 간단하죠? polymerase는 DNA를 복붙할 효소고요. 그런데 primer는 뭐고 dNTP는 뭐고 buffer는 또 뭐시깽이여?
제가 PCR은 블록 지정이라고 했습니다. PCR의 단계가 크게 세 가지인데, 변성-어닐링(이거 뭐라고 하죠)-익스텐션(신장)입니다. 프라이머는 어닐링 단계에서 원문 DNA의 양 끝에 붙어서 복붙할 범위를 지정해주는 겁니다. 여기를 기점으로 효소가 dNTP를 이용해서 다다다다다다다다 하면서 막 DNA를 붙이고 지지고 볶고 하면 완 ㅋ 성 ㅋ 입니다. dNTP는 염기고요. DNA의 염기가 A,T,G,C 네 종류가 있는데 이 네 가지가 전부 들어가 있으면 dNTP입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염기를 묶는 알파벳이 있긴 합니다. ㅇㅅㅇ
buffer는 효소 전용 완충 용액입니다. 효소는 단백질 덩어리이고, 작동하게 위해서는 pH와 온도 등의 조건이 맞아야 할 뿐 아니라 특정 이온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니까 마그네슘 이온같은 걸 말해요. 그래서 효소를 비활성화 시키는 조건 중 하나가 열, 산, 그리고 EDTA같은 킬레이터를 넣어서 효소가 필요로 하는 이온을 못 쓰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이 buffer는 크게 신경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효소 사면 딸려오거든요. (이건 실화입니다)
3. PCR의 과정
위에서 크게 PCR이 변성-어닐링-신장과정으로 이루어 진다고 했죠? 진짜 이게 다입니다. 이걸 3~40번정도 돌리면 DNA가 이론상 2^30~2^40승까지 불어나죠. 왜 2의 제곱이냐고요? DNA는 이중나선이잖아요. 그리고 프라이머가 한 쌍이 있죠? 그래서 1-2-4-8-... 이런 식으로 불어납니다. 그럼 DNA는 이중나선이라고 했는데 대체 프라이머는 어디 가서 붙나요? 그래서 우리가 이 이중 나선을 뗴 줘야 합니다. 그게 변성 단계죠.
변성 단계에서는 95도로 DNA를 데파서 이중나선을 떨어트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DNA가 단일 가닥이 됩니다. 그 다음, 어닐링 단계에서 95도로 대파줬던 DNA를 식히게 되면 둘이 가서 붙...어야 하는데 프라이머가 먼저 붙습니다. 왜냐, 프라이머는 우리가 복사하고자 하는 DNA에 비해 덩지가 작아서 날래게 움직이거든요. 그 다음 변성 단계가 되면 72도로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중합 효소가 뙇... 복사를 뙇. 하면 됩니다.
단, 이 단계 중 두 가지가 변수입니다. 일단 PCR의 단계는 세 개이고 온도도 세 개인데다가 각 온도를 유지하는 시간이 또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그러니까, PCR 조건은 이렇게 적습니다.
95도 30초
55도 30초
72도 1분
40 cycle
이런 식이죠. 이건 변성 단계가 95도에서 30초, 어닐링이 55도에서 30초, 신장 단계가 72도 1분인 세 단계를 40번 반복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여기서 변수는 무엇이냐, 바로 어닐링 온도와 신장 시간입니다. (볼드체) 프라이머는 우리가 시퀀스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어닐링 온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55보다 위일수도 있고, 아래일 수도 있죠. 웬만하면 50도 아래로는 안 가는 게 좋아요. 그리고 신장 시간은 왜 또 달라지느냐... 중합 효소가 DNA를 복붙하는 데는 그 길이만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taq polymerase의 경우 1분에 염기 1000개를 갖다 붙일 수 있고, pfu polymerase는 1분에 500개장도를 붙입니다. (두 효소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그래서 붙여야 하는 DNA 염기가 2000개인데 신장을 72도 1분만 하면 효소가 DNA를 붙여넣기하다가 중간에 파업합니다그만둡니다. 그러면 PCR이 안돼죠.
4. polymerase
사실 우리가 PCR을 할 때 taq, pfu를 사용한 건 생각보다 최근의 일입니다. 캐리 멀러스가 처음 이 실험을 고안했을 때는 대장균에서 추출한 polymerase를 사용했죠. 그리고 여기서 겁나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두둥)
제가 아까 효소의 활성을 정지시키는 세 가지가 뭐라고 했죠? 그렇죠. 열, pH, 그리고 킬레이터죠. 자 그럼 치명적인 문제란 건 과연 뭘까요? 그렇습니다. 대장균의 효소는 고온에서 버티지 못 하고 익어버렸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PCR을 40번 돌린다 치면, 한 번 돌리고 나면 효소가 변성돼서 쓰지를 몬하기떄문에 하나 끝나고 효소 넣고 하나 끝나고 효소 넣고...이 짓을 반복해샤 했던 겁니다... (주륵)
그러던 어느 날... 온천에서 거주하는 thermus aquaticus라는 박테리아를 발견하게 되고... (두둥) 이 박테리아는 아이러브 따뜻한 장소였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온천 이런 데서 거주하는 균이었던 겁니다. (사실 짠 거 좋아하는 박테리아도 있습니다...) 다른 효소들은 계란 후라이가 익듯이 아주 처참하게 익어버리는 72도라는 온도에서 이 박테리아와 이 박테리아가 가지고 있는 효소는 아주 멀쩡하게 헤헤헤 온천계란 달라능 이러고 태평하더라는 거죠. 이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중합효소가 바로 taq polymerase인데, 이 녀석을 넣어줌으로서 우리는 이전에 사이클 한 번 끝날때마다 효소를 넣어주던 노가다(와 비용 문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아, 비용은 왜 문제냐면... 효소가 좀 비쌉니다... 항체도 그렇지만 단백질들이 대부분 비싸요. 그나마 싼 게 BSA(보빈 세럼 알부만)정도?
그럼 pfu는 뭐냐? 이 녀석은 pyrococcus furiosus라는 열을 겁나 사랑하는 박테리아의 효소입니다. 이 녀석은 택폴의 반 정도 되는 복제 효율을 가지고 있죠. (양 말고 시간당 염기 붙이는 속도요) 그런데 이 녀석을 쓰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pfu의 기능을 설명하기 전에, 유전자 클로닝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도록 합시다. 유전자 클로닝을 하려면 벡터에 이걸 붙이기 위해 원하는 부분의 DNA를 gDNA(이게 쉽게 말하자면 모든 염색체 안에 있는 DNA들이 죄다 들어가 있는 겁니다)에서 복사를 먼저 해야 합니다. 벗뜨! taq polymerase에는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복제를 하면서 오타를 잘 냅니다... 그러니까 아데닌이 들어가야 되는데 구아닌을 붙이고 뭐 그런 거죠. 그런데 이렇게 오타가 나면 원래 복사하고자 했던 DNA와 시퀀스도 달라지고, 발현되는 단백질도 달라지고, 기능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실험 삑사리...... ㅠㅠ 그리고 갈굼
pfu polymerase는 이런 오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proof-reading 기능이 있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된쪽에 뭔가를 끼고 있죠? 택폴은 없습니다) 이걸 쉽게 설명하자면 '오타 방지 시스템'정도가 되겠네요. 아데닌이 와야 할 곳에 아데닌을 붙이고, 구아닌이 와야 할 곳에는 구아닌을 붙이는 정확한 오타 방지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속도는 조금 느립니다. 그래서 클로닝을 할 때는 pfu polymerase를 쓰고 그냥 뭐 체크하려고 PCR 할 때는 taq polymerase를 씁니다. 클로닝같은 경우 그 시퀀스를 가지고 단백질의 발현도 봐야 하고 기능도 봐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단순히 이 유전자가 있는지 여부를 체크하거나 벡터가 들어갔는지를 체크한다거나 할 때는 taq polymerase를 쓰죠.
5. PCR의 종류는?
이거 참 종류가 더럽게 많습니다. 다른 실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하기도 하고 해서요. ㅇㅅㅇ
첫번째로 RNA를 역전사해서 cDNA를 만든 다음 PCR을 진행합니다. mRNA를 역전사 하게 되는 경우, 기관 별(혹은 식물의 경우 발달 단계별로도)로 발현량이 달라지는 유전자의 발현량 변화를 볼 수 있죠. mRNA는 유전자를 발현하기 위해 단백질로 만들려면 먼저 생성되어야 하니까요. (이게 있어야 리보솜이 일을 하죠) 물론 역전사 하는 효소도 있습니다. 레트로바이러스꺼 갖다 쓰죠.
그 외에는 real-time PCR이라고 해서 매 사이클마다 발현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진행하는 PCR은 사이클을 다 돌리고 결과물을 전기영동 한 후 확인이 가능하죠. 그런데 그런 거 없이 전용 기기와 형광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결과를 보는 겁니다. (물론 형광이 비싸긴 합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thermo fisher에서 사용하는 taqman method와 다카라바이오의 SYBR green method가 있죠.
taqman method는 형광이 달려 있는 probe를 추가로 주문하게 됩니다. 이 프로브는 DNA의 중간에 붙어서 길막을 하다가, polymerase가 염기를 붙이러 오면 비켜주면서 형광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복제가 일어나면 DNA 사이에 길막하던 프로브가 떨어져 나올 테고, 그렇게 되면 형광이 보이게 되는 거죠.
SYBR green도 비슷합니다. DNA가 증폭되면 형광이 보이는거죠. 단, 이 방법은 뭐 프로브같은 게 길막을 하는 게 아닙니다. SYBR green은 형광 염료이지만 DNA의 염기 사이에 결합하는데(이런 종류의 형광 염료가 꽤 있습니다), DNA가 단일 가닥일 때는 결합을 거의(정말 거의) 안 하고 이중 가닥일 때만 결합을 합니다. 즉 polymerase가 염기를 붙여서 이중 가닥이 되면 SYBR green이 결합하는 거죠. 아, SYBR green은 그냥 사이버 그린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거 말고도 종류가 더럽게 많습니다. (끄덕)
사실 전기영동도 한번에 설명하려고 했는데 분량이......
그래서 다음 강의는 전기영동에 대해 설명합니다. 원래 블로팅 하려고 했는데 토막글로 쓸 수가 엄서요...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