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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산라이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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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이 사흘쨰 안 낫네요.
아 병원갈걸 그랬지... (이사람 오늘 네시반에 일어남)
1. 피
자 일단 혈액형이 대해 설명을 하기 전에 우리는 '피'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피는 뭘까요? 그 빨간거 그거 여러분 몸속을 흐르는 그거 맞습니다. 너무 많이 흘리면 죽고 철분을 항상 먹어야 하는(적혈구-저기 백혈구 옆에 분입니다-를 만들 때 쓰는 헤모글로빈이 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인...이죠. 사실 근육에 있는 미오글로빈도 빨갛긴 합니다. ...둘다 철이 들어가는 듯... 3_3
피가 빨간 이유는 적혈구를 만들 때 쓰이는 헤모글로빈때문에 그렇고, 피가 흐르는 이유는 이게 돌아다니면서 각 기관에 영양소를 전달하고 노폐물도 회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학 시간에도 배우지만 적혈구는 산소의 좋은 택시(...)죠. 산소를 각 기관으로 배달한 다음 이산화탄소를 탄산 이온의 형태로 보글보글 녹여서 폐로 갖다주고... 공기만 나르는 게 아니라 영양분도 나른답니다. 암세포가 혈관을 새로 만드는 이유도 영양분을 얻기 위해서예요. 물론 피 안에는 조각난 DNA(세포 밖을 떠도는 DNA입니다)도 돌아다니고 백혈구에 혈소판에 이것저것 있습니다.
2. 그럼 혈액형은 뭔데요?
우리의 동글납작 셔틀 적혈구 선생은... 사실 사진이나 그림처럼 매끈한 표면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세포도 마찬가지) 표면에 온갖가지 단백질들이 붙어 있는데, 그걸 이용해 혈액의 종류를 분류하는 게 혈액형입니다. 분류에 따라서 정말! 여러분의 상상을 초월하는 제 상상도 같이 초월했네요 차라리 이로치 포켓몬을 잡거나 로또 1등 당첨되거나 벼락 한 일곱번 맞고도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다거나 할 정도로 겁나 완전 진심 드문 희귀한 혈액현들도 많습니다...
물론 거기까지 다 언급 못 해요... 저도 모르는거 많긔...
3. 혈액형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왜, 드라마에서 골수나 장기 이식할 때 보면 보호자님 잠깐만 말고... 제가 이식하겠습니다! 어 타입이 안 맞는대여! 이런 경우가 있을건데...... 아니 있었을건가... 3_3 여튼 있어요 여러분. 직계 가족이라도 저건 타입 안 맞을 수 있고 제 3자 중에서 타입 맞는 경우 찾는건 말 그대로 그냥 벼락 맞으시는게 더 빨라요. 장기의 경우 MHC라고 하는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라는 게 맞아야 이식이 가능한데, 그거 안 맞으면 장기가 일해주러 왔더니 면역계가 힘들게 공수해서 얻어온 장기 공격해서 요단강 건너가는거예요. 특히 심장 이런거면... 저건 심지어 강제로 밀어붙이지도 못 하는 게, 면역계는 MHC 타입 안 맞는 장기=그냥 남이지 아 도와주러 왔구나 이런거 없습니다. 걔네는 원래 그렇게 설계된 애예요. MHC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이것도 설명하려면 드럽게 복잡한게 유형도 두개예요.
장기 이식할 떄 뭐가 안 맞아서 이식 못 하는것처럼 수혈도 마찬가지예요. 혈액형이 다른데 억지로 수혈하면 적혈구가 지원사격 왔는데 표면에 있는 항원떄문에 항체가 달라붙고 적혈구 용혈돼서 일 못 해요. A형한테 B형의 피를 이식한다던가, RH-한테 RH+의 피를 이식하면 그래요. 그래서 RH-인 사람이 RH+인 사람의 아이를 가지게 되면 둘쨰부터는 큰일납니다...OTL
4. 혈액형의 종류-ABO식
의외로 발견된지 100년 좀 넘었는데, 1901년에 카를 란트슈타이너라는 분이 발견하셨다네요.
(그러니까 대충 이런걸로 ABO식을 나눕니다) 저 뒤에 Ac 악티늄 아닙니다 아세트산이예요 악티늄 무엇
ABO식은 여러분이 많이 접한 겁니다. A형, B형, O형, AB형이요. 적혈구의 표면에 A형 당이 붙어있으면 A형이고, B형 당이 붙어있으면 B형인거예요. O형은 둘 다 없는거고 AB형은 둘 다 있는거고요. 기본적으로 ABO와 이후에 서술할 RH형은 항원 항체반응을 이용하는거라서, ABO식의 경우 A형인 사람의 적혈구에는 A형 항원(면역학 교수님은 당이라고 하던ㄷ...)과 B형 적혈구에 대한 항체가 들어 있고, B형은 A형 적혈구에 대한 항체가 있어요. 그래서 A형인데 B형 피를 수혈하면 안되고 반대의 경우도 안 됩니다. AB형은 받는건 상관 없는데 주는게 안됩니다.
사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ABO식 혈액형은 A=B>O입니다. A, B형은 둘 다 O형에 대해 우성인데 A, B형 서로의 관계는 대등한? 그런 거죠. 왜 중간 유전이라고, 빨간꽃과 하얀꽃이 만났더니 분홍색 꽃이 나오는 그런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A, B형의 경우 유전자형이 두 개입니다.
O형: OO
A형: AA/AO
B형: BB/BO
AB형: AB
(끄덕)
이놈들 진짜 안그래도 눈 침침한데 더 침침하게 만드는 이 색깔 선정... 3_3
아기를 낳을 경우 이렇게...나옵니다. 뭐, 이 정도는 멘델의 유전법칙만 배웠다면 유추가 가능한데......
4-1) Cis-AB
간혹 AB형과 O형 사이에서 아이가 AB형이 나오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혹은 AB형과 O형 사이에서 O형이 나오기도 해요. 위 표를 보면 AB형과 O형이 만나면 A형 아니면 B형인데??? 않이 멘델횽 이게 어떻게 된 거여??? 멘델: 난 콩담당이라 그건 몰라 이보시오 란트슈타인횽 이게 어떻게 된 거임??? 란트슈타인: 않이 그게 가능하다고??? 않이 그럼 내 배우자가 바람을 폈단 말이요??? 않이 그럼 난 주워온 자식인가요???
참고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게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잠깐 진정해봐. 유전자 검사 했는데 당신 친자 맞으면 당신 이 후로 와이프 무덤 들어갈때까지 그걸로 평생 바가지 긁히고 욕이란 욕은 다 먹습니다. ㅇㅇ 우리 할머니가 엄마가 나 낳았을 떄 산후조리 제대로 안 했는데 엄마가 두고두고 그거 갖고 뭐라 하잖아요. 참고로 이건 실화임 그러니까 쫌!!! 여길 봐!!
제가 위에서 A형이랑 B형은 중간 유전이 되는 거라고 했는데... 일단 이렇게 우성 열성 중간유전 이딴 걸 가리려면 두 유전자가 서로 다른 염색체 쌍에 있어야 합니다. 아니 염색체 번호는 같아야죠. 사람 염색체 한쌍씩 있잖아요 여러분. 염색체는 한쌍인데 왜 난 솔로지 울지마라 근데!!! 이 유전자가!!! 한 쌍에 몰빵됐숴!!! 그러면 한쪽은 AB형이고 한쪽은 O형이 되는 겁니다. 이걸 시스 AB라고 해요. AB형의 유전자형이 AB라면 시스 AB는 AB/O가 되는거죠. 일반적으로 둘이 중간유전이 되어야 하는데 AB형과 O형이 만났더니 O형이 나오는 궁서체로 쌩뚱맞은 경우가 이 경우입니다. 시스 AB의 경우 이게 내 아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친자확인(머리카락 갖고 하는 유전자 검사 말하는겁니다)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보통 AB형과 O형이 만나면 AO/BO가 나온다면 Cis-AB는 ABO/OO가 나옵니다. (몰빵이 이런겁니다 여러분) ...잠깐 그럼 A형이나 B형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거지...ㄷㄷ 전부 AB형인건 아니겠지 물론 이쪽도 유전자형이 AO나 BO면 이쪽도 O형 나옵니다.
4-2) Weak A, Weak B
이건 A형, B형인데 항원이 적은거예요. 정말 너무 진심 완전 극히 적으면 O형으로 판명되기도 합니다. 분자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만큼 정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하다못해 cDNA 합성하는 RNA도 마이크로 단위 나와요. (이뮤노블롯 하는 단백질도 마이크로그램단위 들어가야 결과 나올걸요...)
4-3) 봄베이 블러드
이건...... 저기 위에 그 당 그림 있잖아요...
이거요 이거...
저기 보시면 왼쪽에 빨간 동그라미 쳐진 데 말고 그 옆에 뼈대는 다 똑같죠? 봄베이 블러드는 저것들이 붙는 뼈대를 만들어주는 인자인 H인자가 활성되지 않아서 일단 표면상으로는 O형입니다. 근데 또 골치아픈게 뭐냐면 이 혈액형은 혈장 내애 Anti-H에 대한 항체가 있어서 A형이나 B형은 물론 일반적인 O형 피를 수혈받아도 그놈의 항원항체반응때문에 적혈구가 다 뽀사집니다... 그래서 봄베이 블러드는 봄베이 블러드끼리만 수혈 가능해요.
5. Rh식 혈액형
이건 ABO랑 별개...인가봅니다. 왜, 혈액형 표기할 때 O(RH+) 이런 식으로 표기하잖아요?
이것도 위에 그 ABO식 발견하신 분이 발견하셨는데... 적혈구의 C, D, E항원 중 D가 있으면(CDE) RH+, 없으면(C-E) RH-입니다. RH는 실험에 사용한 원숭이 학명에서 유래된거라고 하네요. 이 형 도덕책? 각설하고... C랑 E는 두갠데...... 각설하고 간단하게 넘어갑시다... 전공수업떄 이쪽 안했어요 ㅠㅠ +나 -여부는 D항원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 따라 나뉘는데, D항원이 RH+보다 적은 경우에는 weak D라고 합니다. 이러면 또 골치아픈게 표시는 RH+인데 받는건 RH-로 받아야 합니다.
RH+인 사람은 +나 - 둘 다 받아도 되지만(물론 수혈은 가급적 같은 혈액형으로 합니다) RH-는 +인 사람의 피는 못 받습니다. 항체 생겨요. RH-인 사람이 RH+인 사람의 아이를 가질 경우 첫째는 무사히 낳을 수 있지만, 그 후 체내에서 생기는 항체때문에 둘째부터는 힘듭니다. 적혈구 깨집니다... 심지어 RH-의 경우 동양에서는 1%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RH-인 분들은 서양에 가면 20%나 있죠......
5-1) -D--D-
바디바 바디바인데 바가 -예요. 이건 CDE 중 C, E가 둘 다 없는 경우이고... 당연한 얘기지만 바디바바디바는 바디바바디바끼리만 수혈이 가능합니다. RH+나 RH-의 피를 받으면 적혈구 깨집니다... 바디바 바디바는 예전에 스펀지에서도 소개된 적 있었는데, 국내에 단 세 명만 존재한다고 하네요. (2006년 기준입니다)
5-2) Rh null
CDE 셋 다 없으면 널입니다. 얘네도 얘네끼리만 수혈이 가능해요. 얘네는 그 귀하다는 바디바 바디바 받아도 항체 생겨요...
혈액형 성격설이라는 게 있는데 저는 그거 만든 사람 진짜 가서 명치 세게 때리고 싶습니다. 명존쎄
적혈구에 붙어있는 당따위로 그런거 나누지 마라 쫌.
참고로 다음 편은 피에 대해서 얘기할겁니다. P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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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세대 포켓몬 게임에서 보정 없이 이로치 포켓몬 잡을 확률 = 1/4096
번개 맞을 확률 중 가장 높게 검색되는 확률 ≒ 1/280000
로또 1등 당첨 확률 = 1/8145060
위 확률로 계산한 벼락 7번 맞을 확률(살아남을 확률 아님) ≒ 1/134929285120000000000000000000000000000
...겁나 완전 진심 드문 혈액형 가진 사람 찾는 게 정말 지옥 그 이상의 난이도를 지랑하는군요.
...!!!!
그걸 또 계산해버린 대단한 자
실수했네요. 벼락 7번 맞을 확률은 1/134929285120000000000000000000000000000에 가깝습니다. 고마워요 울프램알파!
닥터K 만화에 보면 Lewis 식도 있는것 같은데 학계에서는 취급을 안해주는 건가요?